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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한 내코인 일대기 (스압주의)
주변에서 뭐만 사도 오른다길래 나도 늦게 올라탔고, 코린이답게 이름도 이상한 잡코인들을 이것저것 주워 담았다.
그때는 진짜 다 올라가는 줄 알았다. 차트가 무섭다는 걸 모르고, 그냥 “이것도 언젠간 가겠지” 하면서 샀다.
근데 내가 사고 나니까 시장 분위기가 슬슬 꺾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조정인 줄 알았는데, 그게 대폭락장의 시작이었다.
잡코인들은 반등 한 번 없이 박살나고, 계좌는 순식간에 물린 코인 전시장처럼 변했다.
손절도 못 하고, 그렇다고 더 살 용기도 없고, 그냥 앱만 열어보면서 한숨 쉬는 날이 계속됐다.
22년은 진짜 지옥이었다.
루나 터지고, FTX 터지고, 시장 전체가 “이거 진짜 끝난 거 아니냐” 분위기로 갔다.
그 와중에 나는 이미 21년에 사둔 병 신 같은 코인들에 깊게 물려 있었고, 손실 숫자는 아예 익숙해질 정도였다.
그때 타던 차가 20만 넘은 준중형 똥차였는데, 답답할 때마다 그 차 끌고 밤바람 쐬러 나갔다.
어디 멀리 가는 것도 아니고, 그냥 한강 쪽이든 외곽이든 돌아다니면서 담배만 피웠다.
차 안에서 폰으로 차트 보다가, 꺼버리고, 다시 켜고, “내가 왜 이걸 시작했지” 이런 생각만 계속 했다.
속이 진짜 썩어 들어간다는 말이 뭔지 그 2년 동안 제대로 배웠다.
23년 상반기까지도 별 기대가 없었다.
시장에 가끔 반등이 나와도 “또 속지 말자” 분위기가 강했고, 나도 이미 멘탈이 많이 닳아 있었다.
근데 23년 하반기로 가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비트 ETF 얘기 나오고, 거래량이 다시 붙고, 죽은 줄 알았던 알트들도 하나둘 숨을 쉬기 시작했다.
그때 정말 다행히도 내가 오래 물려 있던 보라, 루프링 같은 개쓰레기 잡코인들이 본전 근처까진 와줬다.
예전 같았으면 미련 부렸겠지만, 그때는 욕심보다 해방감이 더 커서 그냥 전부 정리해버렸다.
“수익은 못 내도 탈출만 하자” 했는데, 그 탈출이 진짜 사람 살렸다.
그 뒤에 세이에서 좀 크게 챙겼다. 진짜 구세주 ㅅㅂ ㅜㅜ
운 좋게 타이밍이 맞았고, 예전처럼 멍청하게 끝까지 들고 있지 않고 중간중간 익절을 했다.
다른 코인들에서도 여기저기 빨간불 들어올 때 조금씩 챙기다 보니까 몇천이 모였다.
그렇게 모은 돈 중 3천 정도는 비트코인 관련 주식으로 돌렸다.
코인판에서만 굴리면 또 무슨 짓 할지 내가 나를 못 믿겠더라.
그래서 아예 조금은 다른 통로로 빼두자는 생각으로 넣었다.
그때부터는 예전처럼 “한 방”보다 “살아남기” 쪽으로 머리가 조금 돌아가기 시작한 것 같다.
도지도 한 번 크게 들어갔다.
천만 원 정도 넣었는데, 어느 순간 보니까 “여기서 더 오를 소재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예전 같으면 희망회로 돌리면서 더 들고 있었을 텐데, 그때는 이상하게 감이 왔다.
그래서 적당히 정리해서 700만 원 정도를 현금으로 빼놨다.
그 돈이 실제로 내 통장에 들어오는 거 보니까, 화면 속 숫자랑 진짜 돈은 느낌이 완전 다르더라.
그전까지는 수익을 봐도 다시 코인판 안에서만 굴렸는데, 통장에 꽂히는 순간 그게 진짜 내 돈이 됐다.
그때 좀 처음으로 “아, 그래도 헛한 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전자지갑에 넣어놨던 밈코하나가 또 효자 노릇을 했다.
솔직히 큰 기대 안 하고 들고 있던 건데, 이게 생각보다 강하게 튀어줘서 거기서도 700 정도 챙겼다.
이것도 미련 안 부리고 바로 통장으로 빼놨다.
예전 같았으면 “이거 더 간다” 하다가 다시 반납했을 텐데, 하도 당하다 보니 이젠 출금이 먼저였다.
출금 완료 문자 볼 때마다 이상하게 안도감이 들었다.
수익 자체보다도, 드디어 화면 밖으로 돈을 꺼냈다는 사실이 더 크게 느껴졌다.
결국 코인으로 돈 벌었다는 것도, 통장으로 뺄 수 있어야 진짜라는 걸 그때 절실히 알았다.
그렇게 코인으로 번 돈 중 2700만 원은 비트코인 선물 ETF 비토에 넣었다.
매달 배당이 꽂히는 구조니까, 예전처럼 하루하루 시세에 미쳐 있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좋았다.
물론 원금 자체가 엄청 큰 돈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나한텐 “숨 돌릴 구멍” 같은 느낌이었다.
계좌가 박살 나는 것만 보다가, 매달 조금씩이라도 들어오는 돈을 보니까 심리적으로 훨씬 낫더라.
완전 대박은 아니어도, 적어도 예전처럼 목숨 걸고 차트만 보지 않아도 되는 상태가 됐다.
그게 진짜 컸다.
코인으로 망가진 멘탈을, 아이러니하게 코인 관련 자산의 배당으로 조금씩 봉합하는 느낌이었다.
근데 그렇게 말해도 내 인생이 무슨 깔끔하게 우상향한 건 아니었다.
한때 1900만 원밖에 안 남았을 때는 진짜 “여기서 끝인가” 싶었다.
솔직히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스쳤다.
근데 생각해보면 코인만의 문제도 아니었다.
그 전에 장사하다가 코로나 직격탄 맞고 가게 문 닫으면서 1억 가까이 날렸다.
몇 년 모은 돈, 대출 끌어다 넣은 거, 시간, 체력, 멘탈 다 같이 날아갔다.
그래서 코인 손실까지 겹쳤을 때는 그냥 “나는 뭘 해도 안 되나 보다” 그 생각이 제일 무서웠다.
이더리움 채굴도 했었다.
그때는 그래도 기계 돌리면서 코인 캐는 맛이 있었는데, 채굴 종료 얘기 나오면서 진짜 허무해졌다.
비탈릭 욕이 절로 나오더라.
기계값만 천만 원 넘게 묶여 있었는데, 중고로 던져도 제대로 값도 안 나오고, 전기세 생각하면 더 열받고.
근데 어이없는 건 그 와중에 채굴기 쪽에서 불이 났다는 거다.
진짜 그 장면 봤을 때는 멘탈이 완전히 나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또 희한하게 화재보험으로 천만 원이 나왔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보면 그것도 거의 본전이었다.
웃긴 건, 손해를 손해로 메우고, 또 다른 손해를 우연한 돈으로 메우고, 그렇게 겨우 원점 비슷하게 돌아오는 삶이었다.
계속 뭔가 플러스가 나서 앞으로 가는 인생이 아니라, 큰 구덩이 빠졌다가 간신히 기어나오면 또 다른 구덩이 나오는 느낌.
남들이 보면 “그래도 벌 땐 벌었네” 할 수도 있는데, 그 과정 안에 있던 사람 입장에서는 그냥 버틴 거다.
돈도 돈인데, 정신이 진짜 많이 닳았다.
그래도 신기하게 아직도 시장을 완전히 떠나진 못했다.
아마 여기까지 와서 느낀 게 있다면, 나는 대박을 쫓아서 살아남은 게 아니라, 망하지 않으려고 버티다가 겨우 살아남았다는 거다.
긴글읽어줘서 고맙다.
요즘 다들힘든거같은데 다 저마다사정있다고 생각한다.
너무화내지는말자. 그래도 여기 코인니스는 원래 불장엔 다같이 서로축하해주고 그런분위기였잖아.
여기가 ㅇㅂ 디씨는 아니잖아
요즘 다들너무 예민한거같은데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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