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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6
자유

이더리움이 오르지 않는 이유

EigenLayer 출시 이후, Etherfi부터 최근 puffer까지 많은 분들이 추가 수익을 노리고 이더리움의 Restaking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렇게나 이더리움이 많이 필요한데, 왜 이더리움 가격은 오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하고 계시죠. 저는 그 이유가 오히려 아이겐레이어 리스테이킹의 리스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LSP의 리스크]

가장 먼저, 리스테이킹의 기반이 되는 LSP(Liquid Staking Platform)는 다음 이유로 100%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1. 오퍼레이터와 자금 출금 리스크

이더리움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Cosmos, Polygon등과 같은 스테이킹 체인들과는 다르게 "위임" 이라는 기능이 없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Lido, Rocketpool, Stader, Mantle과 같은 LSP와 같은 제 3자를 통해 위임하고, 유동화 토큰을 민팅하죠.

LSP들은 여러분이 스테이킹한 이더리움을 가지고 신뢰할 수 있는 노드 오퍼레이터(A41과 같은!)가 운영하고 있는 Key에 스테이킹 합니다. 이 때, 여러분이 스테이킹한 이더리움을 출금할 권한은 대부분 노드 오퍼레이터에게 있습니다. 자산에 대한 소유권은 여러분들에게 있지만, 노드 오퍼레이터들이 출금해주지 않으면 자산은 네트워크에 영원히 묶이게 되는 것이죠.

이마저도 출금 프로세스가 아직까지도 자동화되어있지 않은 LSP들도 여럿 존재합니다.


2. 플랫폼의 위험

이더리움이 PoS로 전환한 뒤 Lido가 시장의 거의 대부분을 장악하면서 끊임없이 중앙화에 대한 공격을 받았고 도전자들이 수없이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실패했죠.

그 와중에 Lido의 파이를 빼앗아올 절호의 기회인 EigenLayer가 등장했습니다. 많은 LSP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미완성인 상태로 강한 마케팅을 펼쳤고(에어드랍, 포인트N배..), 실제로도 완성도에 비해 엄청나게 높은 TVL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EigenLayer를 통해 리스테이킹 되는 이더리움의 가치는 어떤 플랫폼을 통해서 들어오던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리스크에 대한 고려를 한다면 리스테이킹된 모든 이더리움이 같은 가치를 갖고 있다고 말하기 어려울수도 있습니다.


3. 슬래싱 - 원금 손실 위험

이더리움은 PoS 네트워크입니다. 즉, 여러분이 스테이킹한 이더리움은 밸리데이터 활동에 대한 보증금으로 사용되죠.

만약 오퍼레이터가 제대로 노드를 운영하지 않는다면 혹은 네트워크에 해를 끼치는 무언가를 한다면(그게 자의든 타의든) 여러분이 스테이킹한 이더리움은 슬래싱되어 원금에서 삭감됩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들로 구성된 Lido에서도 간혹 슬래싱이 발생할 정도로 이는 무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그 규모가 작은 양이라면 재단이 감당할 수 있겠지만, 큰 규모의 슬래싱이 발생한다면 유동화 자산의 비율이 깨질 위험이 있습니다. 백커가 약하고, 오퍼레이터가 명확하지 않으며,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신생 LSP일수록 더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아직 EigenLayer까지 오지도 않았습니다. LS(Liquid Staking)만으로도 여러분은 LS Platform과 오퍼레이터, 슬래싱 리스크를 감수해야 합니다.

사실 여기까지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리스크입니다. 한 플랫폼의 이슈가 다른 플랫폼으로 전이되지 않기 때문이죠. 시장에 다소 충격이 있을수 있지만, 거래소 혹은 디파이, 브릿지 해킹 이슈 정도일 것입니다.

EigenLayer로 인해 이러한 위험요소가 어떻게 증폭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EigenLayer 리스테이킹의 리스크]

아이겐레이어의 "리스테이킹"이란, 유동화시킨 이더리움 스테이킹 토큰(LST)을 다른 무언가를 위해 한번 더 스테이킹 하는 것입니다. 자체적으로는 충분한 보안을 달성하기 어려운 Dapp이나 사이드체인 등이 전 세계에서 두번째로 안전한 규모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이더리움의 보안을 활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 때 이를 활용고자 하는 Dapp, 사이드체인 혹은 무언가를 AVS라고 하며 EigenLayer에 LST를 스테이킹하는 사용자들은 이 AVS중 하나에 스테이킹하고 AVS가 주는 추가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다른 네트워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율이 낮은데다가 스스로 스테이킹을 하는것도 어렵기 때문에 LSP에 수수료까지 떼어 줘야 하는 이더리움이기에 리스테이킹은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리스테이킹 역시 몇가지 위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탈릭 부테린 역시 작년 5월, 블로그를 통해 리스테이킹이 내재하고 있는 시스템적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기도 했죠.


1. 슬래싱

리스테이킹 역시도 여러분이 스테이킹하는 LST의 보안을 '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AVS 오퍼레이터의 보증금으로 사용되고, 이들이 무언가 잘못을 저지른다면 여러분의 자산은 삭감됩니다.


2. 파편화된 LST의 신뢰문제

앞서 LSP들의 위험에 대해서 이야기 했습니다. 글을 쓰는 이 시점에서도 EigenLayer는 12개의 LSP에서 발행한 LST를 받고 있죠. 이들 중 하나에서라도 해킹이나 대규모 슬래싱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는 전체 생태계에 연쇄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루나 사태때 모든 코스모스 생태계가 큰 타격을 입은것처럼 말이죠)


3. AVS의 수요

지금 EigenLayer에는 엄청난 규모의 이더리움이 리스테이킹 되어 있습니다. 캡을 늘릴 때마다 빠르게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많죠. 하지만 지금 출시 레벨까지 완성된 AVS는 EigenDA 하나입니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블록체인 프로덕트는 자체 토큰을 발행합니다. 토큰이 당장 쓸모가 없더라도 일단 발행하고 보는 현실에서 "보안" 이라는 주요한 쓸모를 자체 토큰이 아닌 AVS를 활용해 해결하려는 수요가 당장 얼마나 될지는 의문입니다.


리스테이킹을 하는 순간 여러분의 이더리움은 LSP, LSP오퍼레이터, EigenLayer, AVS, AVS 오퍼레이터의 리스크에 동시에 노출됩니다.

자.. 이 상황에서 여러분의 이더리움은 LRT(Liquid Restaking Token)에 의해 한번 더 유동화 됩니다.


[LRT(Liquid Restaking Token)의 리스크]

이더리움을 스테이킹 하면 이를 디파이 등에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LSP들은 스테이킹을 해주고, 유동화 토큰인 LST를 발행해 줬습니다.

하지만 EigenLayer를 통해 LST를 리스테이킹 한다면 이더리움은 다시 묶이게 되죠. 게다가 AVS를 고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개념이 LRT(Liquid Restaking Token)입니다.

LRT는 LST를 EigenLayer에 리스테이킹 하면서 알아서 적당한 AVS도 골라주고 다시 유동화 토큰을 발행해 줍니다.

이 유동화 토큰은 앞서 선행되는 LSP, EigenLayer리스크를 모두 안고 LRT 플랫폼의 리스크까지 더해져 있습니다. (과연 이 리스크 덩어리 토큰이 네이티브 $ETH와 같은 가치라고 할 수 있을지는 여러분의 판단에..)


사실 추가 에어드랍을 받기 위해 별 생각 없이 Etherfi, kelpDAO, renzo, puffer 등에 스테이킹하는 것은 이처럼 몇 단계에 걸친 위험을 안고 있는 것입니다.

UX적으로 한번의 스테이킹처럼 보인다 하더라도 이는 여러 단계의 스테이킹을 거치고 있고, 여러 플랫폼의 해킹 위험, 여러번의 슬래싱 위험에 동시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첫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이렇게나 이더리움이 많이 필요한데, 왜 이더리움 가격은 오르지 않을까?'

시장은 리스테이킹이라는 수요에 담긴 리스크를 아직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LRT까지 오는 과정의 수많은 시스템과 이해관계자들의 고리 속에서 하나라도 잘못될 경우 네트워크 전체에 영향을 주는 연쇄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리스크를 알고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달러(UST)를 스테이킹하면 20%이자를 준다는데 왜안해?!" 의 교훈을 항상 떠올리며..


EigenLayer라는 위험해보이는 폭탄덩어리가 터지지 않고 안정화되어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가장 안전한 탈중앙 신뢰 레이어" 로서 자리잡는 것에 기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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